삼성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 삼성지부 위원장이 장인 회사와 약 3억7천만 원 규모의 집회용품을 계약한 사실이 드러나 이해충돌 논란이 커지고 있다. 노조 집행부의 계약과 지출이 의심스러울 때 조합원은 회계장부 열람, 회계감사 요구, 임원 불신임 투표라는 제도적 절차를 순서대로 쓸 수 있다. 규약이 정한 정족수와 회계공시 자료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이 절차를 실제로 움직일 수 있는지를 가른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지부 최승호 위원장이 자신의 장인이 운영하는 업체와 집회용 물품을 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2026년 3~4월 총파업을 준비하며 조끼, 우의, 앰프 등을 사들였고, 중복 건을 뺀 거래 규모는 부가세 포함 약 3억7천만 원에 달한다.
최 위원장은 "복수 업체의 견적을 비교했고 장인 업체가 가장 저렴하고 납품 일정도 맞았다"며 부당한 이익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반면 또 다른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거짓 해명"이라며 반박해 노노 갈등으로 번졌다. 위법 여부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지만, 조합원 돈이 쓰인 계약이라는 점에서 절차적 투명성이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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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이 생겼을 때 조합원이 가장 먼저 쓸 수 있는 권한은 열람청구다. 노동조합법은 대표자가 회계연도마다 결산결과와 운영상황을 공표하도록 하고, 조합원이 요구하면 이를 열람하게 하라고 정한다. 재정에 관한 장부와 서류도 노조가 비치해 두어야 하는 열람 대상이다.
여기서 계약 상대, 금액, 지출 근거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소문만으로 집행부를 몰아세우기보다, 공개된 회계 자료에서 실제 거래 내역과 견적 비교가 남아 있는지를 짚는 편이 뒷단계 절차의 근거가 된다.
열람만으로 의문이 풀리지 않으면 회계감사 카드가 있다. 노조 대표자는 원래 6개월에 한 번 이상 회계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전체 조합원에게 공개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개정된 노조법은 조합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조합원이 아닌 공인회계사나 회계법인이 회계감사를 하도록 할 수 있게 했다.
내부 감사원이 아닌 외부 회계 전문가의 감사라는 점이 핵심이다. 집행부와 이해관계가 없는 제3자가 장부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다만 '3분의 1'이라는 정족수를 채우려면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조합원을 모아야 한다.
절차로도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임원 해임, 즉 불신임 투표가 남는다. 노조법은 임원 해임을 총회 의결사항으로 두고 있고, 그 문턱이 높다. 재적조합원 과반수가 출석하고, 출석한 조합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며,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진행해야 한다.
정족수가 높은 만큼 불신임은 회계 의혹 하나만으로 즉시 성립하기 어렵다. 앞선 열람과 감사에서 확인된 사실이 쌓여야 실제 표로 이어진다. 발의 요건과 소집 절차는 노조마다 규약이 다르게 정하므로, 자기 노조 규약의 해당 조항을 먼저 찾아야 한다.
이번 사안과 무관하게, 조합원이라면 평소에 다음을 확인해 둘 만하다.
규약은 조합 사무실이나 회계공시 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절차를 아는 조합원이 많을수록 집행부의 지출은 투명해진다.